| 인사말 |
존경하는 대한담적한의학회 회원 여러분께
저는 대한담적한의학회 초대 회장으로서, 담적증후군과 관련된 학문적 성과와 향후 발전 방향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소화기계 의학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끊임없는 연구와 임상적 도전 속에서 발전해 왔으며, 이제 담적증후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소화기계 의학적 접근은 해부학과 화학적 소화 이해를 기반으로, 내시경과 약물 중심으로 염증이나 궤양 같은 점막 병리를 진단하고 치료해 왔습니다. Helicobacter pylori의 발견 이후 세균 감염의 병리적 이해로 확대되었으며, 최근에는 면역·분자생물학적 접근, 특히 면역, 신경, 미생물총(microbiome)의 상호작용을 통한 전신적 연계[brain-gut axis]까지 병리 이해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화기계 접근 중에서 저희는 위장관 점막 이면조직 손상과 연계되어 위와 장 조직이 굳어지는 새로운 형태의 위장병, 담적증후군을 발견했습니다. 기존 검사에서는 나타나지 않아 주로 신경성 증상이라 불리며 원인이 불명확했던 다양한 소화기계 질환과 동반 전신증상의 실체가 바로 담적증후군임을 인지하게 되었고, 이를 규명하며 소화기계 의학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세계에서 소화기계 질환 발생률이 높은 나라로, 소화기계 암으로 이어지는 병리를 예방하고 근본적으로 치료할 접근이 절실합니다. 담적증후군의 발견은 이러한 소화기계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수많은 전신질환을 해결하는 성과를 거두리라 생각합니다.
담적증후군의 병리 규명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었습니다. 담적증후군은 전통 한방적 담적(痰積) 개념에 기반하지만, 단순한 식적(食積)이나 담음(痰飮) 제거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적취로 경결된 조직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재발과 실패가 반복되었고, 결국 위장관 점막 이면조직 손상을 찾아 개선하는 담적 처방과 점막 이면조직에 투입될 수 있는 특수 미생물, 경결 조직을 풀어주는 물리치료 기계 개발로 적 덩어리를 풀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치료법으로 위장관 운동이 회복되고, 점막 이면조직의 소화효소·위산·호르몬·신경·면역세포 등의 기능이 개선되며, 특히 한의학적 병리 개념인 담과 같은 염증성 인자의 제거는 혈액과 림프액의 정화를 촉진하여 체내 항상성 유지 및 조직 대사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 바 그에 따라 전신 문제도 해결되는 놀라운 효과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이런 담적증후군의 병태를 기반으로 임상적인 접근이 활발히 진행중인 위담한방병원에서는 한방, 양방에서 진단과 치료가 미흡하여 고생하는 난치성 소화기계 질환 환자들의 내원이 증가하고 있으며, 치료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긍정적 임상 효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제 이러한 전통 한의학 담적 개념을 현대 임상에 적용해 체계화한 담적증후군이라는 진보된 한의학을 통해 극심한 통증과 불편감으로 삶의 질이 현저히 저하된 중증 환자들에게는 희망을, 동료 한의사분들에게는 미래 한의학 발전의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현재 대한담적한의학회에서는 담적증후군의 진단기준, 중증도 등급산정 및 표준화된 설문지, 치료 데이터 분석을 통한 환자 통계와 임상 사례집, 치료의 객관화 등 담적증후군 표준화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들을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담적증후군의 객관적이고 표준화된 성과 개발을 위해 연구와 실천적 노력을 기울이고, 이를 토대로 성공적인 세계화를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학회 회원들의 여러분의 지속적인 격려와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대한담적한의학회 초대 회장 최 서 형